나의 리듬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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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로그


자전거 육아

둘째가 이제 세발 자전거를 졸업할 때가 되어 오빠가 쓰던 두발 자전거를 자전거 가게에 가져가 보조바퀴를 달았다.

연휴에 부산 내려가서 계속 고기와 생선, 오뎅을 끼니마다 먹어대어서인지 왠지 가슴이 답답하고 막 자전거 타러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 내가 충동질하여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었는데, 내가 자전거 타고 좀 도는 것도 여의치 않은 중에 '태연아, 이제 태연이도 두발 자전거 탈까?' 물으니 같은 동 사는 5개월 어린 친구도 벌써 보조바퀴 달린 두발 자전거를 타는걸 보아선지, 말 꺼내자 말자 좋다고 나섰다. "근데 두발이 아니라 네발 자전거야."

세발 자전거 들여놓고 두발 자전거 갖고 내려오고 등등을 하느라 시간 좀 보내고 났더니 그새 첫째가 아빠한테 좀 가르침을 받았다고 갑자기 실력이 좋아져서 쌩쌩탄다. 참 기뻤다.

우리 아들이 한참 자전거를 배워야할 5, 6살 때 이런저런 집안 큰일들로 넘어가고, 특히나 내가 둘째를 가지고 나서는 정말 이제는 배워줄 마지막 타임인데...ㅜ.ㅜ;; 하면서도 도저히 내가 해줄 수가 없는 형편이라 어쩔 수 없이 넘어가 학교 가고 둘째 좀 키워놓고 숨 좀 돌리고 나서야  다른 친구들은 동네를 쌩쌩 달리는데 이제야 보조 바퀴 떼고 본격으로 타려니 겁도 나고 나이 어린 동생들 앞에서 체면도 안 서고 참 자전거 배우기 힘들어하고 있었다.

내 자전거를 들여다놓고서 둘째를 두발 자전거에 태워 붙들고서 땀 삐질삐질 흘리며 자전거 가게로 가서 보조바퀴를 달았더니, 금방 잘 탄다. 참 기뻤다. 처음에만 좀 잡아주고,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혼자서 잘 달렸다.

내 자전거를 다시 꺼내서 아이들을 데리고 아파트 놀이커 주위를 크게 돌면서 턱 지나는 법, 찻길 바로 앞에서 조심하는 법 등을 가르치며 뺑뺑이를 돌았다. 두 아이를 한큐에 데리고 자전거 연습을 시킬 수가 있다니...ㅠ.ㅠ;; 정말 기뻤다.

그 동안은 얘를 데리고 가르쳐주려면 쟤가 삐지고, 쟤를 데리고 놀아주다가는 얘가 혼자서 잘 안 되니까 흥미를 잃고 금방 놀이터로 뛰어가버려서 정말이지 힘들었었다. 아빠가 나와 줘야 겨우 첫째 연습을 시킬 수가 있고, 내가 연습할 짬도 겨우 났었다.

이제 아들이 좀더 기술을 연마해서 자전거 도로로 나서게 된다면 정말 기쁠 것이다. 딸래미와 함께 둘이서 속닥속닥 앞으로는 네 식구가 자전거 타고 파스텔 시티 가서 아이스크림 사먹고, 오다가 초콜렛 사자 하며 즐거워했다. "오빠만 더 잘 하게 되면 넷이서 파스텔 시티에 갈 수 있어. 왜냐면, 나는 아빠 자전거 뒤에 타면 되니까!" "맞아!"

오늘의 자전거 타기는 기쁨의 삼종세트였다. :D

서덜랜드와 네트렙코, 전성기와 신화, 그리고... 음악

나도 안나 네트렙코의 소리를 못 들어주고 있지만, 사실 고클에서 떠받드는 조안 서덜랜드도 예전에 전성기에는 클래식팬들의 비판을 많이 받았었다. 주로 '괴물 같은' 성량(에 대한 비아냥)과 완벽한 테크닉에 비해 감성적인 표현이 약하다는 비판이었다.

남들 다 쳐다보는 주류보다는 비주류를 선호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인지 나는 93.1MHz에 채널을 고정하고 라디오로 클래식을 듣던 80년대에 서덜랜드를 좋아하지 않았다. 서덜랜드가 아니더라도 캐서린 배틀이나 바바라 핸드릭스, 키리테 카나와, 안나 모포 같이 훌륭한 소프라노는 얼마든지 많았다. 요즘에 와서 성악을 공부하고 오페라에 관심이 생기면서 새로이 서덜랜드가 훌륭했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래서 나는 지금 네트렙코가 상반된 찬사와 비판을 받으며 무지 잘 나가고 있지만, 한 20년 지난 뒤에는 과거에 어떤 비난이 있었는지 잊혀진 채 2000년대, 2010년대가 선호한 하나의 취향으로서 정당화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0-;;;;;


그래도 나는 못 들어주겠다... 막힌 듯한 소리도 거슬리고 음정 떨어지는 것도 무지 거슬린다.


비주얼과 극적 표현에 중점을 두면서 가장 중요한 노래에서는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 요즘 오페라의 경향이 불만스럽다. 솔직히 말해서, 대개의 오페라는 기왕이면 예쁘고 날씬한 여자가 주연을 맡는게 겉보기엔 어울린다. 오페라가 재미가 있으려면 극적 표현력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노래도 완벽하게 하면서 미모와 연기마저 뛰어난 오페라 가수를 요구한다면, 분명 그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요즘 오페라 가수들 보면 정말이지 연기력이 8, 90년대랑은 급이 다르다. 갑자기 연기에 재능있는 천재들이 태어난 건 아니다. 연기에 대한 기준이 올라가고, 훈련법이 나아진 것이다. 얼굴은 타고 나니까 어쩔 수 없겠지만 몸매 정도야 끊임없는 관리로 어느 정도 훌륭하게 할 수 있다. 연기는 물론이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소리의 완성은 계속해서 갈고 닦으며 발전해 나아가야 할 일이다. 근래에 새로이 발전된 기술들이 분명 있을 텐데 말이다... 에릭슨의 의도적 수련을 비롯한 각종 전문성 수련, 뇌과학의 성과와 동아시아의 도인술, 기공 등을 응용하여 더욱 발전시키는게 맞다.

 

그러니까, 지금의 네트렙코의 전성기는 섣부른 타협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노래도 잘 하고 미모도 되는 젊은 소프라노가 지금 많은 것 같은데, 이들이 완벽한 소리를 내는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기 위한 동기를 (따라서 방법도) 충분히 부여받지 못 하고 있는게 아닌가 말이다. 네트렙코도 저 정도만 부르면서도 저렇게 잘 나가는데... 왜 더 잘 해야 하나? 우리는 어차피 칼라스도 아니고...


하지만 칼라스도 신이 아니고 인간이었고, 노래를 아주 잘 부르는 가수였을 뿐이다. 실은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가 칼라스보다 더 훌륭한 가수를 배출할 수 있다. 육상은 계속 기록이 갱신되는데 왜, 소프라노는 안 된단 말인가?


나탈리 드세이를 보라. 잘 나가던 때에 완벽하게 노래와 연기와 미모가 한 몸에 갖춰졌었다.(지금은 너무 빨리 목소리가 망가져서 은퇴를 했지만...) 그런 성공 사례를 단지 개인사로서 취급하지 않고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노래와 연기, 몸관리까지 풀 패키지로 키울 수도 있는거다.


가능하고 싶다...


오페라 디비디 고르기

오페라 디비디를 고르는 기준은 단연코 주연 배우들의 외모...가 아니라 그들의 소리이다. 노래를 잘 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포인트인데.. 암튼 노래가 감동인 것이 첫째이고, 그 감동에는 노래 실력과 소리가 둘 다 중요하다.

그 외에 연기나 연출, 외모도 중요하긴 하다. 극에 몰입을 잘 하기 위해서는. 솔직히 말해서 80년대스러운 연출이나 의상은 많이 촌스럽고 거슬리고 그렇다.


그러나 <사랑의 묘약> 디비디를 주문하면서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안나 네트렙코 대신 캐서린 배틀과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선택한 것은 그럴 수밖에 없는 선택이었다. 요즘의 연출이 훨씬 자연스럽고 좋으며 네트렙코의 연기도 능청능청 훌륭한듯 하지만, 가장 중요한 소리가 좀...


나는 네트렙코의 막힌 듯한 소리를 계속 참고 들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듣다 보니 익숙해지더라도 큰 일이다. 내 깨끗하고 맑은 음색을 유지 발전시키는 데에 방해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두렵다;;;


캐서린 배틀의 목소리는 정말로 '깃털처럼' 가볍고 부드러웠다. 노래 솜씨나 연기도 훌륭하고 외모도 아름답고. 정말 매력적이었다. 좀 소리가 작고 바라진 편이서서 깊은 맛이나 파워는 떨어지지만 원래 이 두 가지 경향-가볍거나 깊거나-이 둘 다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중간은 있을 수 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도저히 순박한 시골 '청년'으로 봐주기 어려운 몸매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그 아름다운 소리는... 그 힘차고 아름다운 울림은... 듣는 이의 가슴도 시원하고 따듯하게 만든다. 다른 훌륭한 테너도 많이 있지만 파바로티는 정말이지 그 힘차고 순박하기도 한 약동, 폭발인듯 울림인듯 하는 그 에너지가 말도 안 되게 좋다. 어떻게 나이가 들면서도 그런 소리를 낼 수 있는지 참 감동이다... 

<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나 <돈 파스콸레>도 네트렙코를 피해서 골랐는데 아무래도 오래된 공연은 연출이나 연기가 자연스럽고 세련되지가 않아서 또 사봐야 하나 고민이다.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참 답이 안 나온다... 내가 사본건 조앤 서덜랜드의 공연인데 목소리가 전성기를 좀 지나 있어서 또 연기나 창법이 90년대 이후의 가수들처럼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이 좀 거슬려서.. 완벽한 감동을 주긴 어려웠다.


왜 그렇게 메트로폴리탄 공연으로 유명했던 신영옥은 디비디를 안 남겼을까..(전성기 지난 공연은 맴이 아파 탈락!) 나탈리 드세이의 공연은 유튜브의 광란의 장면을 보면 정말 신들린듯한 연기던데 목소리가 너무 심하게 갈라지고 할머니 소리가 되어버려서 차마 또 듣기가 무서울 지경... 차라리 네트렙코의 버전이 낫겠다 싶을 정도.. 그래도 디비디를 사기는 망설여진다.


<라 트라비아타>로는 현재 최고인듯한 디아나 담라우의 <루치아>도 좀... 연출이 너무 이상해서.. 차마. 유튜브를 헤엄쳐보면 좀 젊고 미인인 루치아도 보이는데 파워는 좋지만 부드러움과 섬세함이 떨어지기도 하고.. 선택이 어렵다.


네트렙코의 장벽을 넘어야 하나...


인신상화의 불길

인신상화의 불길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다...

음양오행설에 따르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은 각각 목 화 금 수에 속한다. 목은 화를 화는 토를 토는 금을 금은 수를 생한다.


토에 해당하는 계절은 없나? 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간절기이다. 여름의 불이 활활 타올라서 토화되는 시기이다. 이 토화된 것을 갈무리해서 금-가을로 넘어간다. 이 부분이 금화교역이다.


농사로 치면 한참 곡식이 익어가는 시절이다. 흔히들 지옥불보다 뜨겁다고들 하는, 알곡을 익게 하는 뜨거운 햇볕이다. <우주변화의 원리>에 따르면 오목거울로 열기를 모아 촛점을 맞추기 때문에 열 자체인 여름보다 더 뜨겁다.


사람의 인생으로 치면 중년이다. 활짝 펼쳐져있던 청년기의 가능성을 이제 슬슬 접어가는 시기이다. 그동안 섭취한 것들을 이제 왕성하게 소화하는 시간. 뜨겁게 불태우고 그 형체마저 바꾸는 시기. 그 다음엔 이것을 통합하고 결실을 거둬들이는 금의 시기, 그리고 지난 경험의 정수를 뽑아올리는 수의 시기가 따라온다.

 

나의 인생은 지금 여름을 지나 가을로 가려고 준비하고 있다. 나의 불꽃은 여름 그 자체였던 청년기보다 훨씬 더 뜨겁다. 왜? 모르는 불이 아니라 아는 불이기 때문이다. 아직 한참 남았지 하는 방만한 마음이 없는, 망설임도 없는 마지막 불꽃이기 때문이다.


촛점을 잘 맞추어야 한다...


히잡 쓴 여성 그외


올림픽에 나온 히잡 쓰고 마스카라 바른 펜싱선수를 보니 참... 도대체 섹시미를 가리겠다는 건지 살리겠다는 건지 알 수 없어서, 혀를 차게 되었는데...

그리고 보면 우리도 초미니스커트를 입으면서도 꼭 브라는한다...!

여성이 자신의 성적 매력을 드러낼 지 감출 지에 대해 혼란스러운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 그냥 노브라했다가 혹시라도 돌 맞을까봐 무서워서다. 문화의 허용선이 각각 다른 것이다...

그러나 히잡을 쓴 여성을 보면 마음이 어딘지 불편하다.
 
기독교 성경에 나오는, 남자의 머리는 하느님의 영광을 지니니 드러내놓고, 여자의 머리는 남편의 영광이니?? 꼭꼭 숨겨라라는 얘기가 떠오르면서 불쾌한 자각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을 보며 억압받는 여성들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의 시선은 니네는 아니냐? 고 받아치고 있다.

201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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