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리듬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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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권과 외국어 배우기 그외

어제 아침 태극권 수련을 갔다가 불현듯 깨달았다. 내가 외국어를 배우는게 쉬워진 것과 여러 태극권을 배우는 것이 상관이 있다!


내가 다니는 밝은빛 태극권은 굉장히 훌륭한 곳인데, 시스템도 잘 되어있고 이론수업도 있어 좋지만, 무엇보다도 여러 태극권을 배운다는 점이 좋다.


보통의 도장에서는 진가면 진가, 양가면 양가 이렇게 한 문파만을 배우는데 여기는 손가, 양가, 진가, 무가, 오가, 홀뢰가 등(나도 끝까지는 모름;;) 여러 문파의 태극권을 다! 배운다.


여러 문파를 배우는 것이 좋은 점은 첫째로 각문파의 장점들을 다 취할수 있다는 것이다. 양가와 진가는 하체 중심의 대가식이고 손가와 오가, 무가는 손 중심의 소가식이다. 보통 손가를 먼저 배우고 양가를 한다. 자체로만 놓고 본다면 손가가 양가보다 더 어렵지만 초보자에게는 하체를 많이 쓰는 양가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가를 하며 태극권이 뭔지 좀 알것도 같다 싶으면 양가를 하면서 본격 하체를 쓰는 것을 수련하는 것이다. 그후로 조금 더 동작이 어려운 진가를 하고, 하체부터 시작해 몸이 바뀌고 운기를 좀 느끼면서 무가와 오가 손가 등 손으로 가는 것들을 하게 되면, 딱 좋은 순서인 것이다.


각 태극권의 투로들은 같은듯 다르고, 다른듯하지만 같다. 뭐랄까 모두가 라틴어에서 파생되었으나 각자가 개성있게 다른 유럽어들을 보는것 같다!


비슷해서 처음에 배울 때 이해가 빠르지만 조금더 들어가면 또 달라서 헷갈리는 때도 있고, 공부가 조금 더 들어가면 구조적으로 투로 동작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안 헷갈린다. 그리고 운기의 감을 잡게 되면서부터는 각각의 다름들이 그닥 어렵지 않고 같은 것이 더 크게 느껴지고 또 새로운 재미가 된다.


유럽어들을 배울 때도 비슷한 과정이 있다. 프랑스어를 배웠으므로 이탈리아어가 아주 친근하게 느껴져서 기세 좋게 시작을 했는데, 또 가다 보면 이탈리아말은 발음이 완전 밖으로 나와야 하는데 프랑스말처럼 안에서 웅얼거리고 있었던 것!


이런 것들을 인식하고 배워나가다 보면 또 더 재미가 있고 배움이 깊어질 것이다.


나는 손가, 양가, 진가, 무가 조금을 하다가 홀뢰가를 배웠는데, 이 홀뢰가가 나머지것들이랑은 정말 많이 달라서 정말 재미있게 잘 배웠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홀뢰가를 하고 나니 그 먼듯이 느껴졌던 양가와 진가의 차이가 가깝게 느껴진다. 동작만 보면 진가와 홀뢰가가 비슷한 면이 많지만, 전체를 조망하는 시각이 생겼다는 점에서 그렇다.


체코어 러시아어를 (조금이나마) 하고 나니 어렵던 독일어가 이제 그닥 부담스럽지 않아진 것과 비슷한듯?!


참 재미있다. 다른 것들도 공통점들을 찾아봐야겠다. 이를테면 투로를 느리게 연습하는 것의 이점을 외국어에서도 적용해볼 수 있겠다.


2017.8.4.


보름달과 순결한 두뇌 그외

어린 시절, 나는 과일을 깎는 것을 배우면서 배려와 양보를 배웠다. 즉슨, 과일을 깎는 사람이 제일 작은 쪼가리를 먹는 것이 훌륭한 행위였다.


사과 같이 네쪽으로 나눌 수 있는 것들은 큰 문제가 없지만, 복숭아나 배 같이 껍데기를 먼저 깎은 후 살만 잘라서 먹어야 하는 놈들은 언제나 과일 깎는 사람의 양식을 시험에 들게 했다. 즉, 나는 언제나 보름달 같이 동그란 놈들을 먹고 싶었으나 어른이나 동생한테 양보해야 할 때가 많았다. 내가 칼을 잡았을 때는 거의 예외 없이 보름달을 먹을 수 없었고 중간 것들마저 양보하고서 자잘한 놈들을 해치우며 그 행위에 몰입함으로써 아쉬움을 달랬다.


그런데, 결혼을 해서 어린 시절이 아니라 자취 시절에 과일 깎기를 익힌 남편을 보니 과일 깎는 자의 디폴트 배려 따위는 전혀 개념도 없었다. 먹고 싶으면 먹는거고 빠른 사람이 먹는거고 뭐 그런...
 

아빠 다음에 엄마, 다음에 언니 순으로 그리고 맨마지막에 내 밥을 푸는 밥 푸는 순서 따위는 전혀 입력되지 않은 남자들의 순결한 두뇌를 보면, 갈 길이 멀긴 하지만 되려 희망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결혼전에는 꼭 서열순으로 밥을 푸던 나도 결혼후에는 대충, 그릇 꺼내기 쉬운 순서나 기타 우연에 맡기고 밥을 푼다.

요즘엔 나도 가끔 보름달을 먹는다. 거의 매번 내가 과일을 깎기는 하지만, 거의 매번 자잘한 놈들을 먹기는 하지만, 보름달을 먹으면 기분이 좋으니까. 아이들은 보름달을 좋아하긴 하지만, 또 그닥 신경쓰지도 않는 것 같다.


2017.8.2.


외국어가 두렵지 않다 그외

내가 이탈리아어가 두렵지 않은 것은 내가 프랑스어를 공부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때 제2외국어로 선택해서 일주일에 2번씩 2, 3년 공부했을 뿐인데도 상당히 많이 기억하고 있다. 두 언어는 꽤 닮았고, 이탈리아어는 거의 철자 생긴 그대로 발음한다. 더 쉽다.(뒤로 가면 복잡해진다지만;;)

이탈리아어 문법책을 샀는데, 이탈리아어 회화책을 보다 이것을 보니 마치 고향으로 온듯 마음이 편안하다. 발음, 명사, 불규칙 동사 등등... 똑같은 인도유럽어족이다. 형태소만 다르고 구조는 비슷할 것이다. 쉬울거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예전에 일본어를 배울 때 우리말과 어순이 똑같아서 너무나 쉬웠던 기억 때문이다. 
 
성악을 배울 때는 보통 이탈리아어 노래를 먼저 하고 독일어를 다음으로, 프랑스어를 맨 나중에 한다. 이탈리아 말이 발음이 쉽고 모음 중심이라 노래하기 쉽기 때문이다. 독일어는 자음 중심이라 좀더 어렵다. 그러나 프랑스어가 제일 어려운데, 비음이 있어서 소리를 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난 두렵지 않다. 나는 이미 프랑스어를 할 줄 아니까, 남들이 부딪힐 난관의 메인 코스가 나에겐 거의 없는? 문제다.

독일어가 좀... 부담스럽다. 독일어는 예전에 고등학교때 2외국어는 하나만 선택해야 해서 독일어를 못 배워본게 한이라 대학 졸업한 후 한번 책을 사서 공부한 일이 있을 뿐이다. 끝까지 떼지는 못 했고, 이후 성악을 배우게 되면서 다시 공부를 시도했지만 철자 읽는 수준에서 별로 안 나아갔다. 하지만 이번엔 할 수 있을 것이다.

무려 독일어와 이탈리아어가 동시에 모국어인 훌륭한 선생님도 계시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자신감이 넘치기 때문이다.

대학교때 일본어를 배우면서 요 자신감이 생겼다. 영어를 처음 배울 때는 외국어란 것은 참 어이없고 이해가 안 가는(어순이라든가 관사, 동사활용 등 도대체가) 것이었는데, 어렵게 영어를 배운 뒤 일본어를 배우자 왜 이렇게 쉬운 것인지! 유럽애들이 몇 개 국어씩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열등감에 빠질 일이 전혀 아니었던 것이다! 자기네 어족 안의 언어를 배우는 건 훨씬 쉬운거다!

(물론 일본어와 한국어가 같은 어족이라는 증거는 현재 충분치 않다. 하지만 나는 그 똑같은 어순과 선어말어미 등 동사 활용방법, 그러나 완전 다른 형태소를 볼 때 오래전에 '민족 간의 정복'이 일어난 것 외의 다른 가능성을 생각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외국어를 잘 하게 하려면 제일 먼저 일본어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자신감이 생긴다! 초등고학년 정도에. 물론 한자는 초등입학 전후로 공부해야 한다. 한자를 알아야 한국어를 알 수 있으니까, 또 동북아시아 문화권의 기본교양을 닦기 위해서.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외국어를 공부하는 일의 재미와 자신감을 획득하고 나면 영어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그 다음에 프랑스어나 이탈리아, 독일어, 스페인어 등 다른 유럽어족을 배우는거다. 성 일치나 인칭에 따른 동사의 변화 같은 어이없는 것들은 그런게 거의 없는 영어를 먼저 한 뒤 좀 나중에 하면 충격이 완화되어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지겹게 많은 영어의 불규칙들을 외우느라 지친 후에 규칙적인 언어들을 배우면 좀 쉬운 면이 있으니까 나름 좋은 순서다.

나는 아직까지는 슬라브어족의 언어가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성일치를 도무지 끝간데를 모르고 별거별거 다 하는 것이 참... 어이상실이라서;; 그래도 체코어처럼 그나마 알파벳은 거의 같은 언어를 배운 후 러시아어처럼 문자가 싹 달라지는 것을 배우면 좀 낫다.

내가 지금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쉬워진 것은 초기 목표와 투자가 작고 명확해서가 아닐까 한다. 단지 노래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원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노래를 부를 정도란 것도, 글자 읽을 줄 아는 정도나 아예 뜻도 모르고 무조건 따라부르는 정도에서부터 단어 하나하나의 뜻을 온전히 알고 번안할 수 있는 수준까지 스펙트럼이 있긴 하다. 어쨋거나 아주 초급일 때부터 노래를 부른다는 목표는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자신감이 생기고 힘을 얻어 계속해 나아갈 수 있다.

물론 내가 외국어를 공부하는 습관이 이미 확립되어 있는 것도 이유가 된다. 발음을 배우고 난 후 텍스트를 가지고 사전을 찾아보면서 명사를 파악하고, 동사를 대충 추측하며 찾아보고, 번역과 대조하면서 생각 많이 하면서 '연구하는' 방식이 외국어를 글로 배운 나 같은 사람에겐 익숙하다. 단지 시간만 투여하면;;

만약에 글로써 배우는게 아니라 말로 먼저 배우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다른 방법을 취해야 할 것이다. 외국어를 배우는 목적에 따라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페북에서 10가지 언어로 Let it go를 부르는 존잘님을 발견한 이후, 나의 외국어 레파토리를 더 넓혀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나는 지금 한국어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라틴어 독일어 체코어 러시아어 포르투갈어로 노래를 부를 수 있다. 여기에 2개만 더해서 12개를 만드는 것이 내 (중기) 목표다

아마도 다음번 목표는 스페인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바의 노래 중에 스페인어로 부른 게 하나 있는데 그 노래를 무척 좋아하기도 하고, 클래식 기타와 함께 뭘 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그쪽 노래 중에 뭔가가 있을 것 같아서.

12번째가 뭐가 될지는 모르겠다. 20년후엔 중국어를 알아야 (마치 지금의 영어가 가진 계급적 의미처럼) 뭔가 행세를 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될거라는 예측을 확신하고는 있는데, 내 마음에 드는 노래가 안 나타나니 영 배울 마음이 아직은 안 나고 있다.(초급책 샀는데 손이 잘 안 간다;;)

나란 인간은 이해타산으로는 움직이지 못 하는, 사랑으로써만 움직이는 낭만적인 사람이라 그런가보다. 아 뭔가 좋은게 생겨야 할텐데...

2017.7.31.

시부모가 가족인가 육아

요즘 시부모가 가족인가 며느리가 가족인가 손님인가 하는 논란들이 페북에 돌던데, 당연히 가족이 아니다. 한 20년 이상 같이 살면 가족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한솥밥을 먹으며 같이 살아야 가족이다. 그래서 결혼한지 10년 넘으면 더이상 친정부모도 가족이라고 하기가 어색해진다.

그래서 부르는 말이 있다. '원가족'이라고. 친정부모와 형제들도 나의 '원가족'일 뿐, 시댁도 남편의 '원가족'일 뿐, 내 가족은 아닌 것이다. 내 가족은 배우자와 자식, 그것도 같이 사는 한에서만이다. 자식도 장성해서 멀리 살게 되면, 그것이 오래 되면 가족이라고 하기가 어렵게 된다.

섭섭할 수는 있지만,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독립된 개인으로서 서로를 인정해야 한다.

2017.7.23.

결혼한 여자는 우파 그외

페미니즘의 이슈에 대하여, 결혼한 여자는 우파가 될 수밖에 없다. 중도우파냐 극우파냐 정도의 차이다. 왜냐면 결혼은 본질적으로 타협이니까.

페미니즘 좌파의 끝은 분리주의다. 왜냐면 여자는 남자가 없어도 후세를 이어가며 존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극소수의 '사상이 바르며 용모단정한' 남자들만 있어도 사회가 유지, 번영할 가능성이 매우 있다. 아예 정자만 수입해와도 되기도 한다. 여성들만의 나라를 시기하고 파괴하려고 하는 적성국들의 방해만 극복할 수 있다면, 못 할건 없다.

그러나 온건 좌파는 여성이 남성과 정의롭고 평등한 관계를 맺는 세상을 꿈꾼다. 우리들 중 대다수가 이성애자이므로, 이런 비현실적?!인 꿈을 꾸는 것을 이해할 수 있긴 하다. 할 수 있어서가 아니고 하고 싶어서 하려고 하는 게 인생인 것. (애를 낳거나 결혼을 하기 전에는 꽤 가능한 듯이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서 페미니즘 극좌파의 꿈은 제대로 꾸어본 적도 없이 실종된다.

아마도, 기술발전이 훌륭한 섹스봇을 만들고 나서야 아마조네스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로맨스는 좀 부족하더라도 일단 만족스러운 섹스만이라도 가능하다면 남성본위의 사회에서 이탈할 여성들이 꽤나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아이를 낳게 되는 이유의 성립이다. 사랑말고 어떤 이유를 조달해낼 수 있을까?

2017.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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