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리듬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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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갈 때

어려서 엄마와 언니와 함께 제주도에 간 일이 있다. 목포에서 배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자꾸 사람들이 우리 앞으로 새치기를 해서 우리 앞에 있던 아저씨가 어느새 저만치;;;


애를 데리고 다닌다는 건 철저한 약자가 되는 길이다. 나는 부당한 거 못 참는 성격인데 어린 아들을 데리고 지하철을 탔을 때는 차마;; 성질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왜냐면, 지금 이 '사소한' 무례를 저지르는 남자가 만약의 경우 심할 경우에는 '어느 정도까지 미친 놈일지'를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싸우다가 혹시 아이가 공격을 받아도 큰 일이고, 혹시 내가 당하는걸 아이가 보더라도 큰 일이다. 그리고 공공장소에서 엄마와 타인이 싸우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는 무섭고 두려운 충격이 될 것이기 때문에;;;


맘충이라는 용어가 없던 시절에도 그랬다. 지금은 참... 세상이 미쳐돌아간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있는 사람은 철저히 약자다.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도와줘야 한다. 배려해주고 사소한 불편을 감수해주는게 맞다. 아니면 그들은 생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점을 받아들이지 않고 남들과 똑같은 책임과 똑같은 속도, 똑같은 예절을 요구하는 사회는 자기보다 힘이 약한 약자만을 찾아 단죄하는 혐오사회다.


맘충이라는 용어는 단지 진상인 애엄마를 가리키는 말이거나 세상에 자기밖에 몰라서 엄마가 되고서도 자기를 희생하고 모든 (아이에 관한) 책임을 질 줄을 모르는 이기적인 젊은 것들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맘충은 어머니라는 신화를 지속하기 위해 심지어 그 어머니마저 끌어내리고 욕보이는(벌레라니;; 이런 썩을;;) 행태, 그리고 얼마든지 내가 짓밟을 수 있는 먹잇감- 사회적 약자를 찾은 비열한 자아를 확인하는 언명이다.


(그 말이 가리키는 대상에 대해서보다는 그 말을 쓰는 자에 대해서 더 많이 이야기해주는 말이다)


97년 외환 위기 이후, 부자 되세요가 덕담이된 수치도 모르는 자본주의 강박증, 아니 이제는 수저계급론에 절어버린 사회, 20년만에 이렇게까지 타락할 줄은 몰랐다.


나는 그때 무사히 제주도에 갔다. 승선이 시작되자 아이들 있는 분들은 앞으로 먼저 오세요~ 하는 안내가 있었다. 나는 그때 그래도 이 세상이 살만한 곳이라는 걸 알았다. 그게 바로 사회가 나서서 해주어야 할 일인 것이다.


2017.8.19.


여자옷의 주머니 그외

왜 여자들 옷에는 이렇게 주머니가 없는거냐! 애 데리러 나가는데 마침 입으려던 외출복 바지가 주머니가 없는 놈이라 허공에 대고 버럭! 내 돈 주고 내가 사온 옷이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리 당당하지를 못한 다리라서;; 어떻게든 좀 낫게 보이기 위해 최적의 반바지를 찾는 일은 엄청난 미션이다.. 반드시 주머니가 있을 것!이라는 원칙을 고수했다면 이 최적의핏바지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이 바지 실은 7, 8년 전에 샀는데 이걸 능가하는 놈을 여즉 찾지 못 했던 것이다.. 가방을 매고 나가는 외출모드에서는 폰이나 교통카드를 넣지 못해도 딱히 불편하다고까지는 생각을 안 했는데... 유치원 차 맞으러 나갈 때는 완전 불편 정도가 아니라 불가하다.. 폰을 손으로 들고 다녀야 하다니 내가 무슨 보노보노도 아니고;;; 이따가 애 손 잡고 가방 들고 찻길도 건너야 하는데;;


집에서 입는 유니클로 반바지도 불만이다. 왜 뒷주머니가 없는건가? 앞주머니에 넣으면 물렁거리는 바지에서 커다란 폰이 삐죽 나와있는 것이 언제 빠질지 불안하다;;; 그래서 20년전에 엄마가 어디선가 사다준 '18세' 반바지를 아직도 애용한다;; 스마트폰 시대에 뒷주머니는 필수!


예쁘기만 하면 불편해도 괜찮다는 여성복의 철학 매우 유감이다..


이쁘고도 편리하고 실용적인 옷, 당연히 만들 수 있다. 전에 헐리우드 배우들이 주머니 달린 드레스를 입고 시상식에 나타났는데 정말 멋지고 좋아보였다. 딱 내 취향이다!


2017.8.18.


아기를 낳아서 키워보지 않으면 육아

아기를 낳아서 키워보지 않으면 깨닫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


1 세상 모든 사람들은 모두 가치있고, 평등하다는 단순한 사실

2 나와 너, 이 세상의 모든 관계는 미분화된 아기와 엄마의 관계에서 비롯되며 나와 그것, 이 세상에 대한 인식 역시 그러하다는 것


애를 키워도 쳐다보지 않으면 모를 수 있다.
애를 다 키우고 나면 잊어버릴 수도 있다.


아기들은, 생후 3년이 지나면 자기의 역사를 잊어버린다 그저 몸에 익은 메카니즘이 된다.

아이는 자신의 독립을 위해 엄마를 잊는다.

그것은 이해하지만 다 자라서 늘그수레한 꼰대가 되어 어머니의 수탈을 미화하면 그건 곤란하다 영원히 엄마를 타자화하는 것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역사를 복원하는 것이다 .
내가 그 자리에 들어가서 이해하는 것이 제일 쉽다...


그래서 앞으로 좋은 세상에서는 초기집중투자기간(생후3년까지)의 육아를 18개월 이상 전담해보지 않은 사람은 주요 공직에 오르지 못 하게 해야 한다 그 정도는 해봐야 인간존재의 기초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2017.8.18.


음반 사기 음악

너무너무 좋아하는 노래를 갖고 싶어서, 편하게 아무 때나 듣고 싶어서 나는 음반을 산다. 보통 한두곡 때문에 음반 하나를 사게 된다. 아마존에서 사게 되면 돈도 많이 깨지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래도 좋은 점이 있다.


요즘 구닥앱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과 비슷한 마음이랄까? 기다림이 있어야 더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의미가 있게 되는 것이다. 그 노래와 아티스트를 더 애정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유튜브로 듣다가 끊어지는 걸 못 참는다. 그냥 그 곡에 대해 비싸도 일시로 지불을 하고, 내것으로 하고 편하게 아무 때나 폰만 켜면 들을 수 있는 게 훠얼씬 좋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좋은 오디오 시스템을 마련하고 음악을 듣게 될 지도 모르니까, 어떤 시스템에든 대응할 수 있는 CD라는 형태로 구입을 하는게 좋은 것이다.


사실 나는 전자기기라는 것에 대해서 100% 신뢰가 없다. 언제든 전기는 끊길 수 있고, 이 편리하고도 겁나게 복잡하게 잘 연결되어 있는 듯한 네트워크 세상은 천재지변이나 그밖의 우연한 사건들에 의해 얼마든지 끊어지고 고장날 수 있다는, 또한 자본이나 기타 불순한 세력에 의해 점거될 수 있다는, 불안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전자책을 안 사고 종이책을 사고, 구글캘린더도 쓰기는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들은 수첩에 적는다.


마지막으로 진짜 중요한 것은, 나는 한두곡 때문에 그 음반을 샀지만 다른 곡이 또 엄청나게 마음에 들 수도 있다는 것. 예기치 못 했던 행복한 만남을 위해서 더 큰 세상을 만날 기회를 열어놓기 위해서 음반을 산다.


2017.8.10.



음악과 위안 음악

나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려고 하지 않는다.
단지 그곳에 데려가고 싶다.


물론 예전에 퍽퍽했던 사춘기 시절, 클래식 음악은 나의 위안이었다. 그러나 그 음악들은 나에게 사는게 힘들지? 혹은 요즘 어때? 하면서 살갑게 굴지 않았다. 그들은 저 높이 저 멀리 있는 다른 세계를 보여주었다. 어떻게 그곳에 갈 수 있는지는 모른다. 어떻게 이곳을 바꿀 수 있는지도 모른다. 단지, 지금의 이 남루하고 시시한 삶을 넘어서는 어떤 눈부신 세계가 있다는 것이, 감동이 있다는 것이 나에겐 위로였다.


나는 락밴드를 하던 시절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려고 해본 일이 없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얘기, 내가 느끼는 것들만을 노래했다.


지금은... 나도 그들처럼 멀리, 높이 날아가고 싶다. 어쩌면 나의 노래도 그들을 닮아가고 있는지 모른다고, 낙관한다.


나는 지금 젊은이들의 삶을 모르고 느낄 수 없다. 소소한 얘기, 살가운 위로, 그런 것은 난 할 수 없다. 나는 나의 고통과 나의 아름다움과 나의 인생, 나의 기쁨만을 알며 노래할 수 있다. 만약 주파수가 맞으면 공명을 일으킬 것이다. 안 맞으면 수신할 수 없고. 단지 예술의 보편성을 믿으니까, 그만큼 낙관한다.


나는 도약하고 싶다. 지금 여기에서 저 높은 곳으로, 지금 나에게서 저 먼 세계로. 그곳은 아름답고 강렬한, 순수한 외침으로 가득찬 곳이다. 삶의 경외, 마주보는 인간이 있는 곳이다.


201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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