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즈막히 낮잠에서 일어난 아이가 저녁 먹고 난 후 엄마 기타에 관심을 보이길래 '기타 쳐줄까?' 물으니 좋다고 한다. 그래서 일렉트릭 기타를 선을 꽂지 않고 치면서 '비누도둑 노래'를 조용히 불러주었다. 나는 오랜 만에 하는 연습이라 즐거운데 왠지 아이의 표정이 그렇게 즐겁지는 않아 보였다. 그래도 한 곡 끝날 때마다 '좋아?' 물어보니까 '응' 하길래 나는 진도를 계속 나갔다.
그러다 보니 좀 슬픈 노래를 한 후 신나는 노래를 하고 있는데 심취해서 열심히 부르다 말고 아이를 보니 표정이 울먹울먹하고 있다. '세연이 슬프니?' 물으니 그렇다고 끄덕인다. 어찌된 일일까, 기타를 내려놓고 아이를 안아주니 엉엉 운다.
엄마가 세연이 안 보고 노래만 불러서 슬펐니? 대답을 하지 않는다.
나도 속상했다. 왜 자꾸 내가 나를 위해 노래를 연습하려고 하면 꼭 아이가 틀어지는걸까. 왜 내가 나를 위해 뭔가를 추구하려고 하면 죄책감을 갖게 만드는 걸까, 원망스러웠다.
낮잠을 잔 아들과 남편과 달리 낮잠 대신 글을 쓴 나는 밤이 깊어지자 너무 졸리고 피곤해서 뻗어버리고 싶었다. 남편한테 아이 좀 봐달라고 하고 누웠는데 결국 아이는 잠을 못 자고 나를 찾았다. 업어주기만 하면 잘 것 같은데 나는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업어주려고 일어설 수가 없었다. 그러고 싶지가 않았다. 왜 나만? 하는 생각에 억울하고 슬펐다. 남편한테 화를 내지 않으려니 대신 눈물이 나왔다. 아이와 마주 앉아 같이 울었다.
엄마한테서 이렇게 우는 거를 배우는구나, 생각하니 참 슬프기도 했다.
나중 생각해보니 저번에 미끄럼틀에서 울음을 터뜨렸을 때와 비슷하다. 그 때도 아이는 '엄마, 누나들이 나를 아랑곳 않고 마구 지나다녀서 무서워요' 라고 말하거나 '내려갈래' 혹은 '엄마, 와줘' 라고 결단을 내리지 못 했었다. 그저 억누르고 엄마를 기다리고 섰다가 왕 울어버렸다.
아직까지 아이는 나에게서 '아직까진 괜찮은 듯 싶긴 한데 사실은 마음이 안 좋고 너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슬픔의 임계점을 넘기 전에 말하는 법을 배우지 못 했다. 내가 아직 배우지 못 했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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