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택배를 참 좋아한다. 늘 아빠 앞으로 배달되는 아마존 책 상자를 먼저 열어보고 싶어서 안달을 해서, 결국 책 상자만큼은 아빠 오기 전에 엄마 재량으로 그냥 뜯어주게 되었다. 그 외에도 엄마한테 오는 옷과 책 상자도 만만치 않고, 또 세연이한테 오는 토마스! 상자는 정말이지 두근두근 기다려지는 선물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예전보다 더 택배가 늘었다. 전에는 인터넷 쇼핑이 왠말이냐, 옷만은 꼭 입어보고 사야한다는 주의였는데, 애를 갖고 나니 당장 임신복이 필요한데 입덧으로 어디 다니긴 힘들고, 해서 은근슬쩍 옷쇼핑의 길로 들어섰고, 애를 낳고 나니 수유티를 사야겠는데 당삼빠다 밖에 돌아다닐 여력은 극히 부족했으므로 본격 인터넷 옷쇼핑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이것도 사보고 저것도 사보고 하다보니 이제는 사이즈가 2가지로 나온 치마 같은 것은 크게 고민 안 하고도 사게 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래서 우리집에는 택배가 많이 온다. 결혼하고서 남편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나도 책 사는 일이 늘었다. 전에는 이거 살까 말까 꼭 필요한가 재곤 했던 것이 결혼 후에는 아마존에 비하면 미미한 금액인데 뭘 주저하랴, 하고 퍽퍽 사게 된 것이다. 고민하는 시간과 정력을 줄일 수 있어서 좋은 버릇인 것 같다. 서점에 직접 가서 살펴보고 사면 더 좋겠지만 결혼하니까 데이트를 안 해서 그런 데 가는 일이 큰 일이 되고, 애가 생기니 거의 불가능이 된다.
아무튼 나도 택배를 기다린다. 아이와 함께 이런저런 일들 속에 쳇바퀴처럼 돌고 있던 하루에 택배 아저씨가 짠~하고 나타나 기쁨을 주길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