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한참 몸이 안 좋고 집안이 정신이 없어서 아이의 목욕을 많이 걸렀더니 다시금 목욕을 싫어하게 되었다.
남편이 아이를 헷갈리게 해서 휭, 하고 바지를 벗기니 아이는 화가 나서 죽어라 울어대었다. 얼른 내가 미안하다고 하며 바지를 입혀주었다.
남편은 그럼 지금 할까, 좀 있다가 할까 하고 물었다. 아이는 '삼십분만' 했고 남편은 아이를 데리고 시계를 보러 가서는 아직 '삼십분'이 뭔지를 잘 모르는 아이의 무지를 이용해서 5분도 되지 않아서 이제 삼십분 됐으니까 씻자, 했고 아이는 '응' 하더니 드디어 옷을 벗고 씼었다.
나는 남편의 기지에 감사했다.
ps- '선택의 여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남편은 말했다. 자꾸 엄마 아빠가 권하니까 반동으로 하기 싫다고 하는 아이의 마음을 돌리려면 할래 말래?가 아닌 이거 할래 저거 할래?의 선택의 여지가 필요하다. 자기 마음이 슬슬 하고 싶은 쪽으로 옮겨갔다 해도, 계속 안 한다고 하다가 갑자기 한다로 돌아서기에는 아이에게도 체면이 걸리는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