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문명에 물들은 우리 아이가 물질문명 주사를 맞고 연명하고 있는(아직 자아실현을 제대로 못 해서 할 수 없다.) 엄마와 함께 백화점에 간다. 가서 피하고 싶었지만 아동용 소변기를 아이가 좋아하므로 아동층에 들렸다가 엘리베이터가 하도 느려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찾다가 장난감 가게를 마주치고 마는 것이다. 아이는 '저거 볼래' 하고 엄마는 '에라 모르겠다' 한다. 이제부터 한 시간도 좋고 두 시간도 좋다. 엄마의 인내심이 바닥나기 전에 적절히 아이가 만질 거 다 만지고 볼 거 다 본 시점에 적당한 가격의 작은 것을 사가지고 떠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래서 아이가 '나 이거 살래!' 하고 자꾸자꾸 맘이 가는 토마스 레일 커다란 박스를 잡으면 나는 예정된 대사를 읊는다.
'그거 갖고 싶어? (일단 공감해주고)
그런데 그건 너무 비싼 거라 엄마가 못 사줘. 엄마가 돈이 많지 않아. (사정을 설명하고)
산타 할아버지한테 사달라고 하자.' (뻥이다. 산타가 엄마다. 일년에 한번쯤은 비싼거 사줄 재력 된다.)
다행히 우리 아이는 아직 어려서 엄마가 사줄 돈이 없다는 것도 설득력이 있고, 산타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가 되면 선물을 사다주신다는 것을 믿어준다. 단지 눈 앞에 있는 것만이 머리 속에 있을 뿐이고 갖고 싶은 욕망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일뿐.
미니카나 토마스와 친구들, 최근에 등록한 공룡과 동물 모형들이 엄마의 비싼 카드다. 카드를 쓰고 싶지 않을 때는 여기는 너무 비싸니까 엄마가 집에 가서 인터넷으로 사줄게나 맛있는 거로 돌파해보고, 이도저도 안 되면 애를 울리고서 떠매고 간다. 엄마가 체력이 되고 한가하면 정말이지 '잘 놀고' 나서 그냥 갈 때도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장난감 가게 근처에를 가지 않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장난감 가게를 안 보면 거의 생각을 안 한다.
작년 크리스마스에는 산타할아버지가 사줬다고 하며 카즈딘 프로그램 하던 김에 거하게 람보르기니를 쐈었는데, 아이는 그때만 해도 아직 크리스마스와 산타할아버지의 개념이 크게 없었다. 올해는 어찌 될지. 이미 어린이날에 진짜 거하게 토마스레일도 사줬는데, 엄마랑 아빠보다 더 능력있는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이 그보다 약소할 수는 없겠고. 물질문명에 물든 삶은 정말 돈이 많이 든다. 생일 선물도 애가 통 잊은 것 같기에 토마스 레일 생일 되면 할아버지한테 사달라고 하자 하고는 얼렁뚱땅 넘어갔는데, 그냥 넘어가볼까. 아직은 잘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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