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다른 화장실'에 앉아 똥을 누다 말고 말한다.
세연: 아까 오줌을 눟고 나니까 똥 생각이 나는거야. 그래서 (팔을 크게 흔들며) 똥이 푸지지지직 푸지지지직 나오는거야.
엄마: 훗, 이젠 엄마가 세연이한테 옛날 얘기 해주세요, 해야겠네.
세연: 응?
엄마: 세연이가 엄마한테 옛날 얘기 해주세요, 하잖아. 이젠 엄마가 세연이한테 똥얘기 해줘, 해야겠다.
세연: 그게 아니라, 오줌 눟고, 생각하고, 똥 나오는 얘기.
엄마: 그래? 그래. 오줌 눟고, 생각하고, 똥 나오는 얘기.
아이는 요즘 잘 때마다 엄마 옛날 얘기해주세요, 하며 호돌이와 스가왈라, 청이와 척이 및 온갖 즉시로 떠오른 것들이 나오는 얘기를 듣고 있다. 나는 마치 내가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메릴 스트립이 된 듯이 '뭐 나오는 얘기 해줄까?' 하며 이야기꾼의 자세를 가다듬는다. 때로는 심각한 이야기를 해주기도 한다. 이미 있던 남의 이야기를 리메이크하기도 한다. 무슨 얘기들이었는지는, 나도 졸렸기 때문에 잘 기억이 안 나기도 한다. 아무튼 아이는 옛날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이제 자기가 얘기를 만들려고 하는 기미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