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리듬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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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달리기 그외

오늘 아침 집안에서 하는 아침 운동을 다 하고 나서 이제 슬슬 나가려는데 딸래미가 일어나버렸다. 하지만 오빠와 같이 뽀로로 크리스마스 장식물을 만들라고 이르고는 조심스럽게 일어나는 나에게 딸래미는 어차피 자기는 오빠랑 이걸 할거였고 엄마가 필요없었다면서 '엄마, 안녕~' 한다.

아... 아이는 자라는데 나는 모르고 있었다. 일년전, 내가 새벽 달리기를 하기 시작할 때만 해도 나에게 있어 최대 난관은 둘째가 깨어 울까봐 무서운 것이었다. 게으름도, 추위도 아니었다. 나는 이미 아침 운동(주로 실내에서 하는)에 길이 든 사람이다. 제때 깰 수만 있다면, 즉 너무 일찍 깨거나 너무 늦게 깨지만 않는다면 실행에 문제가 없다.

 

그래도 여름을 지나면서 밤에 너무 더워서 늦게 자고, 새벽 하늘은 너무 빨리 밝아와서 늦게 나가기는 좀 그렇고, 매일 하던 운동의 세트 구성을 달리하여 새로운 운동을 무리해서 심느라 습관이 흔들리고, 아이폰 중독까지 가세해서 아침 운동은 점점 안 하게 되었고 달리기는 더더욱.

 

찬 바람 불면서 다시 나가는데 이제는 더 이상 새벽 달리기가 아니라 아침 달리기다. 그래도 슬프진 않다. 왜냐면 수면습관은 전보다 안정되었기 때문이다. 새벽에 너무 일찍 안 깨는 것이 나에겐 정말 기쁜 일이다. 새벽 3, 4시에 깨어서 하루종일 잠이 덜 깬 채로 애 둘을 건사하는 피곤한 삶이 나의 뇌를 많이 해쳤다. 둘째 낳고서 정말 머리 많이 나빠졌다.

 

이제는 다시 돌아가야 한다. 아직은 회복할 시간이 남아있다.(50이 되기 전까지는 머리가 다시 좋아질 수 있다고 한다.) 정열도 욕망도 다 그대로 남아있다. 애 키우는 십년 동안 흘러간 내 인생, 달라지고 새로워진 나 자신은 어느 한 켠에 있고, 다시 나의 일에 집중하고 복귀하려는 나는 십년 전의 나로 그대로 돌아가 있는 것 같다. 그동안 나이 먹었어야 할 것 같은데, 왠지 무시할 만하다. 내가 운동을 하고, 건강하고, 끝내주게 고음을 뽑아낼 수 있는 동안에는 나의 연속성을 그대로 인정해도 될 것만 같다.(오히려 그 동안 갈고 닦은 새 기술들이 늘어 풍족하기도 하다. 내게 부족한 것은 오로지 시간뿐.)


그래서 달린다. 달릴 수 있는 만큼, 난 젊다.


-> 새벽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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