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리듬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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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보내기의 어려움과 나랏돈 제대로 쓰는 법에 대하여 육아

8:15 가까스로 세이프!
8:18 운좋게 차도 늦게 와서 세이프!
8:21 저희가 ** 때문에요.. 기다려주어 간신히 어거지로 차 탐. 어머니 다음부턴 3분만 기다리고 출발할게요..

6살 어린이가 유치원 차를 타는 풍경이다... 사립초등학생 아니다;;; 9시 전에 등교하여 영어공부를 한다. 우리애는 좀 영어공부가 많아서 버겁나봐요;; 남자애들은 아무래도 좀 그렇잖아요;; 하고 잘 사정하면 영어수업을 1시간으로 줄여서 5살 동생들과 함께 10시 등교하는 일도 '특별히' 허락받을 수 있긴 하다;;


참 힘들다.. 아침부터 애 챙겨보내는 일도 힘들고, 영어 공부 2시간 하는 6살도 나름 힘들다. 애가 똘똘해서 옛날엔 노는 시간이 이만~큼 있었는데 이제는 6살이라고 노는 시간이 요만~큼밖에 없고 일하는 시간만 많아, 하며 유치원 가기 싫다고 아주 조리있게 불평한다. 우리집이 유치원이랑 가까우면 걸어가기도 하련만, 제일 멀어서 제일 일찍 타고 편도 40분, 하루 1시간 20분을 5살, 6살짜리 애가 차를 타고 다녀야 하는 것이다.


그러길래 왜 그런 유치원을 보냈냐고? ㅎ 왜냐면 다 떨어졌으니까! 집에서 좀 가까운 유치원도, 영어 하나도 안 시키는 훌륭한(나와 교육철학이 딱 맞는) 유치원도, 마음에는 안 들지만 혹시나 하고 지원한 교회 부속 유치원도 다 떨어지고, 오라는 데가 여기밖에 없었으니까! (영어유치원 지원은 원천 거절한다. 거기는 영어학원이지 보육시설이 아니니까)


막판에 집앞의 어린이집에서 극적으로 자리가 하나 났지만 차마 보내지를 못 했다. 한 자리에 오래 살다보니 갖은 소문을 다 들어서;;; 그런데, 어린이집 원장들의 수준이라는 건 원래가 믿는게 기본이 아니고 의심하는게 기본이다. 뭐냐면, 딱 애들을 돈으로 보는 수준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원을 하나가 아니라 이곳 저곳에 가지고 있다면 그 의심은 99% 확신으로 다가간다.


유치원은 아무나 설립을 못 하지만 어린이집은 아무나 설립할 수있다. 그리고, 어린이집에서 애들을 받으면 그 머릿수만큼 나라에서 돈을 준다! 이만큼 확실한 장사가 없는 것이다!! 이 정도 되면 멀쩡한 양심의 정상적인 사람도 점점 그렇게 되어갈 만하다. 원래 좀 욕심이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그래서 무슨 사고가 났다 하면 다 어린이집인 것이다;;;


이게 다 나라에서 돈을 기관에 주기 때문이다. (두 가지 악영향이 있다.)


어린이집이 공짜나 다름없으니까 아직 갈 때가 되지 않은 애들도 다 보내고, 그러다 보니 어 아직은 때가 안 되었지만 지금 자리가 있을 때 지원해야지 나중에 때 되면 자리가 없어 못 가겠네, 하고 보내고, 그러다 보니 진짜 가야될 애들이 못 가는 것이다...

 

애들을 일찍 보내는 엄마들을 욕하는게 아니다. 애들 끼고 있기 정말 힘들다. 하루 4시간이라도 해방될 수 있다면? 그 유혹을 물리칠 수 있는 여자는 살아있는 부처다. 내가 비판하는 것은 엄마들에게 잘못된 어포던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4살? 애를 하루종일 집에서 끼고 있으면 양육비로 10만원이 나오는데 4시간이라도 기관을 보내면 공짜. 20 몇만원(나이 따라 좀 다름)이 기관에 들어간다. 자유를 택하면 20만원을 주고 굴레를 택하면 10만원을 주고. 뭐 이러냐?


내가 둘째 낳고 나서 요즘엔 애를 낳자마자 어린이집 신청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웃었는데.. 유치원을 보낼 때가 되자 피눈물을 흘리게 됐다.


내가 첫째를 유치원 보낼 때는, 두세군데 중에서 골라서 보냈다. 걸어갈 만한 거리고, 교육철학도 최대한 맞고 그런 곳으로.(교육철학이 부모와 가장 비슷하다고 꼭 아이에게 좋은 유치원은 아니라는 점이 나중에 밝혀지긴 했지만;;) 그런데, 6년후에 둘째를 보내려니까 한두군데로는 안심이 안 되어 4군데나 지원을 했는데도 다 떨어졌다! 알고 보니 좀 아는 엄마들은 7군데 정도는 지원을 했다는!-.-;;

 

이러다 애를 유치원도 못 보내고 1년을 끼고 있어야 하나.. 멘붕하려는걸 어떤 엄마가 비법을 알려주어 아이의 오빠가 나온 유치원에 읍소를 하여 졸업생 형제 특례입학으로 겨우 구제된 것이다...(사실은 이곳은 원비가 너무 비싸서 자리가 난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구제받은 의리로 엄마가 공을 들여야(힘들어야로 자동 번역) 애들이 잘 크는거다는 교육철학을 지니신 원장님 밑에서 허덕허덕하면서도 애는 그래도 즐겁게 적응해가고 있었는데.. 6살반에 올라가니 참 힘들다는...


나라가 할 일은 명확하다. 우선 돈을 기관에 주면 안 된다. 부모에게 주어야 한다. 그래서 아직 갈 때가 안 됐는데 가는 애들을 막아줘야 한다. 머릿수 맞추느라고 꼭 가야될 애들이 못 가는 일도 막고.


그리고,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해서 70% 정도까지 채워야한다. 그 정도 되면 아니 비율이 40%, 50% 정도로만 올라가도 싸고 품질 좋고 믿을 수 있는 국공립과 경쟁이 안 되는 어린이집들은 문을 닫든지 아니면 투항을 할 것이다. 투항하는 어린이집들을 국공립화하면 70% 금세 달성한다. 그 이상은 올릴 필요가 없다. 나라에서 아무리 고품질 상향평준화 보육시설을 제공해도 제 돈 들여서 비싸고 좋은 유치원을 보내려는 수요, 영어유치원 보내려는 수요, 대안 보육시설을 보내려는 수요는 계속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나라가 좀 제대로 돌아가면 이 문제도 해결이 되겠지 하고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는 있겠는데.. 아무리 빨라도 1년 안에는 해결이 안 될것이니 나의 문제는 그냥 남는 셈이다. 그래도 보육료 부모에게 직접 지급은 빨리 했으면 좋겠다.


덧글

  • 따뜻한 허스키 2017/03/28 20:42 #

    꺄 잘보고갑니다!!@0@!!어린이집은 저어하고 유치원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 redbamboo 2017/03/30 00:27 #

    공감해요
    수당신청하면서 아니 이럴거면 왜 집에서 애를 봐?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잘못 기재된거 아니냐고 다시 물어보면서 ㅎㅎ
    집에서 애 보지말고 나가서 돈 벌라는 걸까요
    가려운 부분 정확히 긁어주신 느낌이네요
  • 리듬 2017/04/02 10:42 #

    그죠.. 나가서 돈 벌라고 등떠밀거면 제대로 뒷받침이라도 해주면서 그러던가요.. 믿을 수 있는 보육시설 충분히 만들어 주지도 않고... 4대강 자원외교 따위 할 돈이면 벌써 옛날에 국공립 70% 달성하고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 국공립대 무상교육이미 다 하고 있을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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