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리듬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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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가 두렵지 않다 그외

내가 이탈리아어가 두렵지 않은 것은 내가 프랑스어를 공부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때 제2외국어로 선택해서 일주일에 2번씩 2, 3년 공부했을 뿐인데도 상당히 많이 기억하고 있다. 두 언어는 꽤 닮았고, 이탈리아어는 거의 철자 생긴 그대로 발음한다. 더 쉽다.(뒤로 가면 복잡해진다지만;;)

이탈리아어 문법책을 샀는데, 이탈리아어 회화책을 보다 이것을 보니 마치 고향으로 온듯 마음이 편안하다. 발음, 명사, 불규칙 동사 등등... 똑같은 인도유럽어족이다. 형태소만 다르고 구조는 비슷할 것이다. 쉬울거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예전에 일본어를 배울 때 우리말과 어순이 똑같아서 너무나 쉬웠던 기억 때문이다. 
 
성악을 배울 때는 보통 이탈리아어 노래를 먼저 하고 독일어를 다음으로, 프랑스어를 맨 나중에 한다. 이탈리아 말이 발음이 쉽고 모음 중심이라 노래하기 쉽기 때문이다. 독일어는 자음 중심이라 좀더 어렵다. 그러나 프랑스어가 제일 어려운데, 비음이 있어서 소리를 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난 두렵지 않다. 나는 이미 프랑스어를 할 줄 아니까, 남들이 부딪힐 난관의 메인 코스가 나에겐 거의 없는? 문제다.

독일어가 좀... 부담스럽다. 독일어는 예전에 고등학교때 2외국어는 하나만 선택해야 해서 독일어를 못 배워본게 한이라 대학 졸업한 후 한번 책을 사서 공부한 일이 있을 뿐이다. 끝까지 떼지는 못 했고, 이후 성악을 배우게 되면서 다시 공부를 시도했지만 철자 읽는 수준에서 별로 안 나아갔다. 하지만 이번엔 할 수 있을 것이다.

무려 독일어와 이탈리아어가 동시에 모국어인 훌륭한 선생님도 계시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자신감이 넘치기 때문이다.

대학교때 일본어를 배우면서 요 자신감이 생겼다. 영어를 처음 배울 때는 외국어란 것은 참 어이없고 이해가 안 가는(어순이라든가 관사, 동사활용 등 도대체가) 것이었는데, 어렵게 영어를 배운 뒤 일본어를 배우자 왜 이렇게 쉬운 것인지! 유럽애들이 몇 개 국어씩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열등감에 빠질 일이 전혀 아니었던 것이다! 자기네 어족 안의 언어를 배우는 건 훨씬 쉬운거다!

(물론 일본어와 한국어가 같은 어족이라는 증거는 현재 충분치 않다. 하지만 나는 그 똑같은 어순과 선어말어미 등 동사 활용방법, 그러나 완전 다른 형태소를 볼 때 오래전에 '민족 간의 정복'이 일어난 것 외의 다른 가능성을 생각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외국어를 잘 하게 하려면 제일 먼저 일본어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자신감이 생긴다! 초등고학년 정도에. 물론 한자는 초등입학 전후로 공부해야 한다. 한자를 알아야 한국어를 알 수 있으니까, 또 동북아시아 문화권의 기본교양을 닦기 위해서.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외국어를 공부하는 일의 재미와 자신감을 획득하고 나면 영어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그 다음에 프랑스어나 이탈리아, 독일어, 스페인어 등 다른 유럽어족을 배우는거다. 성 일치나 인칭에 따른 동사의 변화 같은 어이없는 것들은 그런게 거의 없는 영어를 먼저 한 뒤 좀 나중에 하면 충격이 완화되어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지겹게 많은 영어의 불규칙들을 외우느라 지친 후에 규칙적인 언어들을 배우면 좀 쉬운 면이 있으니까 나름 좋은 순서다.

나는 아직까지는 슬라브어족의 언어가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성일치를 도무지 끝간데를 모르고 별거별거 다 하는 것이 참... 어이상실이라서;; 그래도 체코어처럼 그나마 알파벳은 거의 같은 언어를 배운 후 러시아어처럼 문자가 싹 달라지는 것을 배우면 좀 낫다.

내가 지금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쉬워진 것은 초기 목표와 투자가 작고 명확해서가 아닐까 한다. 단지 노래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원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노래를 부를 정도란 것도, 글자 읽을 줄 아는 정도나 아예 뜻도 모르고 무조건 따라부르는 정도에서부터 단어 하나하나의 뜻을 온전히 알고 번안할 수 있는 수준까지 스펙트럼이 있긴 하다. 어쨋거나 아주 초급일 때부터 노래를 부른다는 목표는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자신감이 생기고 힘을 얻어 계속해 나아갈 수 있다.

물론 내가 외국어를 공부하는 습관이 이미 확립되어 있는 것도 이유가 된다. 발음을 배우고 난 후 텍스트를 가지고 사전을 찾아보면서 명사를 파악하고, 동사를 대충 추측하며 찾아보고, 번역과 대조하면서 생각 많이 하면서 '연구하는' 방식이 외국어를 글로 배운 나 같은 사람에겐 익숙하다. 단지 시간만 투여하면;;

만약에 글로써 배우는게 아니라 말로 먼저 배우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다른 방법을 취해야 할 것이다. 외국어를 배우는 목적에 따라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페북에서 10가지 언어로 Let it go를 부르는 존잘님을 발견한 이후, 나의 외국어 레파토리를 더 넓혀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나는 지금 한국어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라틴어 독일어 체코어 러시아어 포르투갈어로 노래를 부를 수 있다. 여기에 2개만 더해서 12개를 만드는 것이 내 (중기) 목표다

아마도 다음번 목표는 스페인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바의 노래 중에 스페인어로 부른 게 하나 있는데 그 노래를 무척 좋아하기도 하고, 클래식 기타와 함께 뭘 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그쪽 노래 중에 뭔가가 있을 것 같아서.

12번째가 뭐가 될지는 모르겠다. 20년후엔 중국어를 알아야 (마치 지금의 영어가 가진 계급적 의미처럼) 뭔가 행세를 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될거라는 예측을 확신하고는 있는데, 내 마음에 드는 노래가 안 나타나니 영 배울 마음이 아직은 안 나고 있다.(초급책 샀는데 손이 잘 안 간다;;)

나란 인간은 이해타산으로는 움직이지 못 하는, 사랑으로써만 움직이는 낭만적인 사람이라 그런가보다. 아 뭔가 좋은게 생겨야 할텐데...

2017.7.31.

덧글

  • 달찡 2017/09/09 11:26 #

    저두 외국어가 두렵지 않아요ㅎ...저에겐 번역기와 볼펜이 있어요ㅎ
    번역기가 없던시절 일본을 갔었는데 한명도 일본어를 제대로 할 줄아는 분이 없었어요ㅎ
    제2외국어가 일본어였는데 인사말 이외엔 기억이 없더라구요ㅎ 그때 볼펜으로 상황을 그려서(초딩 낙서수준) 현지인과 의사소통하며 잘 지내다 돌아왔어요ㅎ.. 의외로 재미도 있었고 소통도 잘 되더라구요^^

    저희 누님은 몇달전부터 열심히 일본어 공부하는데요...ㅎ 일본한자가 무섭데요ㅎ...

    저두 비슷한 경험이 있었어요...외국어는 아니였지만.. 전문 프로그램 배울때요... 한가지를 마스터하면 다른 프로그램 배울때 점점 쉬워지고.. 전혀 다른 프로그램구조를 만나도.. 배우는 속도와 창의력도 좋아지는거 같아요 ^^
  • 리듬 2017/09/09 13:50 #

    두렵지 않다니.. 멋지세요! ^^* 그것도 볼펜이라니..ㅋㅋㅋ 멋진 무기!

    아.. 한자가 무서울 수도 있겠네요.. 저는 초등 저학년 때 한자공부를 많이 해놔서인지 한자는 전혀... 두렵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일본어에 거칠게 없었군요.. 그래도 중국어 간체자는 좀 부담스럽네요;; 달라도 넘 달라서;;;

    프로그램을 잘 배우실 수 있다니 정말 부럽습니다ㅠ.ㅠ;; 저에게는 정말 철의 장막이에요.. 컴치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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